#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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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최악의 제품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고이면 썩는 건 사랑도 마찬가지일까 왜 내 주변에는 꾸준히 사랑만 하는 사람이 없을까 사랑은 돈으로 환전할 수 없어서 그런 걸까 하긴 사랑이 있는 곳에 돈도 따라갔으면 마음이 가난해서 죽어버린 백만장자도 없었겠지
사랑은 병이야 무엇 하나 혼자 할 수 없을 것 같고, 마음이 둥둥 뜨는 걸 달래려고 팔뚝을 문지르느라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뭐 하나 잘못되면 다 망가지기 일보 직전인 것 같은 게 꼭 몸살 나기 전에 골골대는 거랑 똑같잖아 그러니까 약을 지어줘 아직은 심하지 않아서 뽀뽀 한 번이면 될 것 같아

흐린 신에 대고 함부로 기도하는 치기 어린 습관이 있다 아득한 너이므로 굳게 신앙한다 결속과 이상을 전제로 믿을 무엇 하나 없이 어떻게 살아가냐며 온기 한 조각 닿질 않는 기도를 하며 의심했다 그래서 신은과연 있을까 이렇게 공정하지 않을 수도 없는데 오늘 예배에선 단념했다 결과론은 묵념한 채 너의 온전한 신도가 되자고 기도의 막문은 사랑해였다 오늘도 부디 누군가를 사랑하소서 내 종교는 사이비다 닿지 않는다 / 로제타, 스무 살의 무덤, 방주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 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푸른밤, 나희덕]

Language: 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