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후반에게 책을 추천해주신다면 어떤걸 해주시겠어요? 인격과 가치관에 대한 책 한두권과 그 외 그냥 추천하고싶은게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ㅎㅎ

이, 인격과 가치관이라 하시면...으으음...
우리나라에서 고딩 졸업하고 20대 초반이라면 대체로 모든 게 균질하게 "안" 형성되어 있으니까 뭘 봐도 상관없이 "일단 걍 많이" 보라고 할텐데, 중후반이라면 사람에 따라 필요한 게 다를 것 같습니다.
꼭 경영에서만 그런게 아니라 사람의 활동은 대체로 뭘하든 Plan - do - see의 3단계를 거치게 된다고 보는데요, 뭐 다 잘한다면 좋겠지만, 사람에 따라 앞단에 강한 사람, 중간이 빠른거나 잘 하는 사람, 뒷단까지 잘 챙기는 사람이 다르니까요.
좀 우습긴 한데 전 사실 어릴 땐 그냥 단순하게 전과목 다 잘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과목과 분야와 깊이가 있고, 어떤 것을 얼마만큼 성취하고 나를 그 상태로 끌어올리느냐에 대한 건 취향, 숙련, 목표의식에 따라 차도가 생길 수밖에 없게 되더라고요.
이를테면, 저는 상대적으로 앞단에 강하고 좋아하기도 하니까 상대적으로 일이고, 대인관계고, 사고나 윤리, 가치관도 대체로 좀 추상적, 기획적, 개념적, 관념적 그런 경향이 좀 있는 편이죠. 그래서 그거를 현실에 실제로 구현해야 될 때, 다시 말해 마케팅으로 치면 전략과 기획을 다 만들어놓고 실행을 해야 될 때 내가 원하는 그대로의 그림처럼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20대 중후반에 어떻게 하면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느냐에 관한 책들 위주로 좀 봤습니다. 실행이 답이다,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뭐 이런거요.
근데 그건 상대적으로 앞단, 생각하고 상상하고 만들어내고 계획하는 쪽에 제가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라 그런거고요. 반대로 이 앞단은 넘어가고 몸을 빨리 빨리 움직이시는 쪽이라면 사고력의 범주를 어떻게 넓힐 수 있느냐에 관한 걸 보시면 되겠죠.
요는 20대 중후반이면 사람마다 필요한게 다른 거 같은디? 라는 건데
...제 답변을 보세요. 그냥 책장에 있는 책 몇권 찍어서 부르면 땡이겠구만, 이렇게 쓰고 있군요.
역시 전 좀 즉물적으로 말할 필요가 있지 말입니다.
1. 좋아하는 것과 2. 잘하는 것이 일치한다면 좋겠지만
부득이한 경우 꼭 일치하지도 않고,
3. 편한 것과 4. 필요한 것은 주로 대척점에 있는 경우가 많으니
본인의 1,2,3,4를 잘 구분하고, 5. 목표가 뭔지 스스로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읽으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초점을 잃지 않는다면
그 책이 얼마나 잘 써졌는지, 어떤 사람이 읽는지, 누가 썼는지에 관계 없이
뭘 읽으시든 깨어있는 상태로 읽으시게 되지 않을까요.
그 외에 그냥 추천한다면, SF의 탈을 쓰고 사실은 사랑과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주구장창 쓰고 계신 배명훈씨 책이라든가, "향신료에 매혹된 사람들이 만든 욕망의 역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스파이스" 라든가,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서울대 종교학과(신학과와 다릅니다)에서 당대 3대 명강으로 불리던 정진홍 교수님의 "경험과 기억"이라든가 그런 걸 꼽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