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너를 사랑하긴 했던걸까?영원한 건 이 세상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감히 영원히 사랑하겠노라 말하던 것도 분명 나였는데 어쩐지 벌써 식어버린 것 같아서.내 모든 걸 바쳐도 좋을 것 같았는데.목소리만 들어도 미친듯이 심장이 뛰고, 네가 아파하면 나도 멀리서 나마, 시간도 공간도 먼 곳에서 같이 눈물 흘리고, 밥 먹다가도 떠오를 때면 혼자 쿡쿡 거리면서 웃곤 했었는데.이젠 의무감에 보는 것 같아서.예전에는 진심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당당히 말했었는데. 이젠 사랑한다고 말할 엄두도 못 내다가 애써 사랑한다고 힘겹게 내뱉어 봐도 예전과 달리 말 속이 텅 비어 버린게 나조차도 적나라하게 느껴져서.진심을 다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었던 과거의 나 자신이 조금은 부럽기도 하고.열정적으로 사랑했구나. 잘 알지 못 해도 진심으로 사랑했구나.정말 사랑했었는데,정말.이젠 내가 누구를 사랑하는 지도 모르겠어.내가 사랑했던 건 어쩌면 3년 전의 네가 아니었을까?시간이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 예전보다 더 사랑할 수 있을까?정말 사랑했어.그리고 다시 사랑하려고 해 볼게.아무래도 이별은 너무 아프니까.이건 널 위해가 아니라 날 위한 거야.그러니까 언제까지나 사랑받을 거란 착각은 말아줘.조금 더뎌도 기다려줘.
이 거지같은 게 내 운명이 아니었더라면, 다시 지울 수 있다면.그때야 나는 내게 주어진 길을 즐길 수 있을텐데.사람들은 꼭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더라.피할 수 없는 그 순간부터 난 두려움에 휩싸이고 고통 그 자체인데 말이야.너희는 고통을 즐길 수 있니?두려움을 즐기는 사람들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