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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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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당신에게 들리도록 혼잣말을 한다. 물결에는 영원이 있다. 그 물결에 익사하는 어류가 있다. 젖은 발이 마르기엔 이른 시간이다. 그런 우울은 증상이 아니라 일상이어서 많은 결심이 자정을 넘기지 못한다.

유리병이 깨진다면 대부분 아래로 가라앉을 것 조각의 일부는 해안으로 밀려올 것 그 때문에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면 빛에 반짝인다면 보기만 해서는

다만 아름다운 해변이라면

겨울에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지도 모른다. 슬픔의 성분 중 하나는 상실이지만 상실에 앞서 슬픔은 찾아온다. 물의 색이 변한다. 잘못되기도 전에 스스로 망가지는 성을 본다. 평화로운 한때가 지나간다.

세상을 잿빛으로 물들이는 썩은 비가 내린다.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은 그 색을 전혀 느끼지 못 한다. 잿빛 시야. 흑백사진 같은 느낌이 아니다. 그런 정겨운 분위기나 깊이, 현실감 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짙음과 옅음만으로 표현된 서투른 수묵화 같다. 내가 속한 곳은 여백조차 검게 칠해진 잿빛 세계다. 혼다 데쓰야, 스트로베리 나이트.

어둠이 내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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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걷는 길은 자갈밭이었고 너는 유리알이었어. 어둠이 내리기 전에 집으로 가자, 자꾸만 재촉하는 네 말을 듣지 말걸 그랬어. 뾰족한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을 때 너는 산산이 조각나 버렸지. 깨진 파편을 쥐고 나는 손바닥을 적시는 붉은 피조차 사랑이라 여겼어. 그래, 이제는 집으로 가자. 어둠이 내리기 전에 집으로 가자.

당신 생각이 제멋대로 끓어넘쳐 무방비한 맨손을 적실 때면 붉게 덴 자국이 그렇게도 서러웠다. 서럽다 입밖에 내고 나니 서럽던 마음마저 끓어넘쳐 이리저리 흘렀다. 그 뜨거운 마음으로 열병을 앓으면서도 나는 당신의 이름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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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손에는 흉터가 남고, 데인 마음에는 열꽃이 피고.

Language: 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