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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의 세상에 어울리는 것.
내리는 눈이 아스팔트 위까지 소복이 덮여가고,
울창한 가로수만이 백색의 세계를 가로지르고 있다.
계절의 흐름에 한세월 곧고 울창하던 나무에 남은 것도 앙상한 가지 뿐.
마지막 잎새만이 끝자락을 꼬옥 부둥켜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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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사던 호방한 담력마저 무기력할 군데가 있었다.
색조 비롯해 단물 빠지도록 이름 두 자만 아로새기었던 때도,
애정은 헛벌이랍시고 씀씀이가 박했을까 하던 새벽녘 고해성사에도,
지독하게 엉켰던 탓에 끝끝내는 일말의 부스럼도 없었다.
엉성하게 마음 뺏긴 내가 특이 체질이었을까.
아니. 그저 사랑이었다.

1.

오늘의사랑은어제의사랑보다거뭇했다
호롱불에붙은덜마른느릅나무의불길이아무리들떠있어도
어제와오늘을가르는고요한새벽은주검이되어나를휘감았다
켜켜이내려앉은그리움의분자는내영혼의숙적이었고
초여름의장미내음은이제어디에도없었다
너의여백이고즈넉하지는않았다.

Language: 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