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내겐 너무 소중해서 보내고 싶지 않아요 오랜만에 한비 보는 것 같아서 나도 기쁜데 악몽 가져가는 건 다시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어요 소중한 사람 아프게 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안 줄 거예요 악몽 대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고 한비도 나도 깊게 잠들기로 해요 약속이야 거절은 없고요
- 나의 토성이 끝을 향해 갈 즈음이면 나의 조울 또한 끝을 향하겠지요. 기약이 없는 나의 이러한 반복이 멈출 즈음이면 나의 음악 역시도 멈추게 되겠지요. 어느 조성에서 시작된지도 모를 음악이 끝없이 전조된다면 그 음악은 도대체 어떤 음악일까요. 악보에 겹세로줄을 그리고 싶습니다. 이 글에도 온점(.)을 찍고 싶습니다. 나의 음악은 다음 악장으로 넘어가 지금과는 다른 소리가 날 수 있을까요? 하루하루 살아보려고 합니다. 토성이 끝을 향해 나아가고 음악이 다음 악장으로 넘어가며 이 글에 온점이 찍히게 된다면 그때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항복에서 그 쉬운 선 하나 그으면 나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
너에게 갈 수만 있다면 나의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다쳐도 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여기는 꽤 단순한 곳이구나 싶다그러면서도 꽤 무겁구나 나 아닌 누군가가 절대 덜어줄 수 없다는 어깨 위의 짐들이사랑이란 단어와 아주 비슷한 발음의 삶이라는 단어가 우리 사랑처럼 비슷하게 살아가자고 하고 있다면 이 또한 네게 하는 내 작은 고백이 아닐까
고장나버린 나를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지 알약 네 알에 나를 맡기고 그 약들이 내 몸을 잠식하는 순간까지 겁에 질려 떨면 그제서야 나는 고쳐질 수 있을까 행복해질 수 있을까목을 매달아 죽지 못하고 손목 깊숙히 파고든 칼날이 끝내 동맥을 끊지 못함에 나는 또 다시 환멸감을 느끼고 있겠지 그럼에도 단 하루만이라도 좋으니 행복하게 웃어볼까 그렇게 죽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