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는... 종일 마가 꼈는지 되는 일이 없었어요 오전엔 너무 속상해서 한참을 그냥 멍하게 앉아 있기도 했고요... 그래도 지금은 괜찮아요 마지막엔 기분 좋은 일이 하나 있었거든요 마지막이 좋으니까 그래도 다 괜찮게 넘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동혁 님은 오늘 어떻게 보냈어요?
그런 날이 있죠 하나가 꼬이면 줄줄이 다 꼬이고 그런 날은 기분 환기 시켜주는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일찍 잔다거나? 그래도 마지막엔 웃어서 다행이에요 어 저는 오늘 시작이 별로 안 좋았어요 잠이 모자라니까 속이 안 좋아져서 나도 똑같이 마무리가 좋네 기분 좋게 잘 수 있을 거 같아요 며칠 지난 내 하루랑 똑같네
비가 무섭게 내리는 장마였다 지옥으로 걸어 들어가는 길목에 여기가 천국이라도 되는 듯 예쁜 눈망울로 줄에 묶인 채 날 바라보는 널 볼 때면 같이 속아주곤 했다 이름을 가진 그 어떤 것들은 언젠가 날 울린다 그걸 알면서도 이름을 선물했다 차갑게 식어갈 때 곁 하나 지키지 못할 거면서 미루고 미루다 가져온 달콤한 것 하나 물려주지 못하고 그 애는 차갑게 식었다 그 애가 있던 자리를 가만히 쳐다봤다 그 애는 낙원으로, 낙원으로, 낙원으로 걸어들어갔다 비가 너무 무섭게 내리는 장마였다